카테고리 : 하이틴 로맨스
2007/06/23   목발 [3]
2007/06/15   다쳐보지 않은 사람은 남의 흉터를 보고 웃는다 [2]
목발
그게...

내가 좋아했던 아포리즘 하나.

술과 담배가 사람에게 유익한 건 아니다. 다만 다리가 불편한 사람에게 목발이 필요하듯, 영혼이 아픈 어느 순간에 술과 담배가 목발이 되어 줄 때가 있는 것이다. 내 인생의 어느 한때, 근원적인 허무주의자인 내게 술과 담배는 나의 목발이 되어 주었다. 
  
                                                                                                                                                     정지영(?)

첫 입맞춤은 기억나지 않지만, 본격적으로 가까이 한 것은 서른 하나 인가 였던 것 같다.
그리고 아마도 두 세달 후 다시 소원해 졌다가, 
약간의 시간이 지나고, 서른 넷 인가 부터, 지금까지 나를 부축하고 있다.

그 아름다움을 사랑한다. 
뒤섞인 잿빛 사이에 붉게 타오르는 보일 듯 말듯 바램,
결국 모두 바람을 타고 흩어지고,
미련따위는 없어.
떠나간 후 체취만을 입안에 남기고, 


난, 재활 중이야,
난, 목발 없이도 걸을 수 있어,

maybe tomorrow...

내가 틀린 것은 아니야,


판도라의 상자에서 마지막으로 나온,
희망이든, 위안이든, 담배이든, 목발이든, 무엇이라 불리든
부축해 주었다,
덕분에 그리고도 꽤 멀리 올 수 있었다.

땡큐.

피스.
앤 굿 럭.

by maybe | 2007/06/23 02:08 | 하이틴 로맨스 | 트랙백 | 덧글(3)
다쳐보지 않은 사람은 남의 흉터를 보고 웃는다
다쳐보지 않은 사람은 남의 흉터를 보고 웃는다.
                                                                            - 세익스피어(?)

시애틀의 도심은 아름다왔다.
비가 자주 왔지만,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거리에는 많은 젊은이들이 상처따윈 입지 않아 하는 표정으로 거닐고,
날이 개자 홈리스들은 파트너-기타든 개든 친구든-와 함께 자신의 당연한 권리를 주장했다.

지난 5년에 걸친 작업은 구체적인 결과를 드러냈고, 그닥 나쁘지는 않아 보였다.
결과를 내기 위해 스스로와의, 세상과의 많은 타협이
현명했던 것인지, 아니면 비겁했던 것인지 혼란스러웠다.
나는 아직은 둘을 구별할 수 없었다.
쳇바퀴를 멈추게 하고, 거기서 빠져나올 정도의 힘 따윈 없었고,
나의 작업과 다시 마주하고 그것을 평가할 용기조차 아직은 없었다.
나는 보잘것 없음을 안다.

여섯 시간 남짓 시간이 주여져,
홀로 "스파이더맨 3"를 보았다.

나는 코믹스의 등장인물들을 사랑한다.
상처가 있고,
치유가 있고,
성장이 있고,
어쨌든 인생은 거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한 것 아니던가.
다들 진지하고, 나름 절박하다.

고블린 얼굴의 큰 흉터와 슬픈 눈빛, 상처와 흉터는 그를 나아가게 한 것인가.
샌드맨의 회한과, 무너져 가는 몸을 추스려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 그는 자신의 모습을 찾았는가 .

극장은 불과 네 다섯 명 밖에 있지 않았지만,
유치해지는 것은 싫었지만,
결국 꽤 오래 눈물을 흘렸다. 

낯선 도시에서,
다른 이들에 섞여 있어 다행이었다,
그닥 외롭지는 않았다,  
델리샾의 커피는 그저 그랬지만, 담배는 언제나처럼 손이 미치는 곳에 있었고
바다 바람은 나쁘지 않았다. 

울버린의 칼날이 손등을 찢고 나올때의 아픔은 줄어들지 않는다, 다만 익숙해졌다고 스스로 생각할 뿐,
이해란, 판타지 세계에서 존재할 뿐,
통증의 깊이와 넓이는 다쳐보지 않은 사람에게 설명할 수 없다
by maybe | 2007/06/15 00:43 | 하이틴 로맨스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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