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밥주기

`가슴에 주먹만한 구멍` 안타까운 사연

파이미디어 | 기사입력 2008.05.23 11:13

 

[TV리포트] 충남 당진에 사는 박정열(54) 씨 가슴에는 커다란 구멍이 있다. 아이 주먹만한 크기에 깊이는 10cm 정도나 된다.

그가 이런 구멍을 안고 산지는 벌써 25년 째. 늑막염 치료가 늦어져 생긴 '벌'이다. 22일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가 그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했다.

박 씨의 직업은 공사장 청소부다. 일주일에 한두 번 나가 일 한다. 폐가 바깥으로 드러나 있는 그에게 공사장 먼지는 칼날과 같다. 구멍으로 먼지가 들어가면 기침이 멈추지 않아 숨쉬기조차 힘들어진다. 그래도 묵묵히 나간다. 먹고 살려면 도리가 없다.

고된 하루를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박 씨는 보일러부터 튼다. 그는 "숨이 가빠서 춥다"며 4계절 내내 온도를 높인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하는 일은 개 밥 주기. 옆 집 개지만 혼자 사는 그는 외로움을 달래려 그렇게 정을 주고 있다.

이제 씻고 식사를 할 차례다. 씻을 때는 구멍에 소독을 한다. 구멍을 막아둔 거즈에는 고름이 묻어 있을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아 소독은 필수다. 그런데 보통 소독처럼 소독약을 상처에 찍어 바르는 게 아니다. 구멍 속에 소독약을 들이 붓고 몸을 흔들어 다시 뱉는 과정을 반복하며 소독을 한다. 가슴으로 소독약을 토해내는 '기이한' 행동을 그는 몇 년씩 해왔다.

밥은 혼자 먹는다. 적당히 상을 차리고 천천히 씹어 넘긴다. 박 씨가 처음부터 혼자 밥을 먹었던 건 아니다. 4년 전에는 아내와 딸이 함께 식사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등을 돌렸고, 이어 딸이 떠났다. 문제는 돈이었다. IMF 시절, 사업이 실패하자 가족들은 그의 곁에 머물지 않았다. 가족이 그리운 박 씨는 울먹이며 입술을 땠다.

"가슴 아픈 건 아무 것도 아니에요. 마음이 더 아파요."
박 씨는 조만간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제작팀과 여의도 내 한 병원이 돕기로 했다. 평생 짊어지고 갈 줄 알았던 상처를 봉합할 수 있다는 말에 박 씨는 "너무 좋다"며 웃었다. 그렇게 희망은 찾아왔다.
by maybe | 2008/05/23 12:53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permrumor.egloos.com/tb/1901385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