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청춘의 영원한
내 청춘의 영원한

이것이 아닌 다른 것을 갖고 싶다.
여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
괴로움
외로움
그리움
내 청춘의 영원한 트라이앵글.

                                       최 승 자
                                       이 時代의 사랑(1981) 중에서



짐을 정리하다, 최 승자님의 첫 번째 시집, 이 시대의 사랑을 찾았다.

"내 청춘의 영원한"의 한 구절 한구절은 내 마음을 흔든다. 
청.춘. 
청.춘. 이 주는 기묘한 울림.
무언가 일어날 것 같은 조짐, 무언가 맘대로 되지 않는, 그러나 안될 것 같지는 않는. 그리 나쁘지 만은 않다는.

나는 청.춘.인가?
이제는 아니지 않나, 내가 아직 그 단어를 사용해도 되는 것인가.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제 그런 단어와는 거리를 두고, 
뭔가 다른, 더 멋진 단어를 찾아내야 하는가 아닌가.
아직까지 그 단어에 집착하는 것은 퇴행이 아닌가.
그래도 되는 것인가.
왜 내게는, "영원한"이 트라이앵글에 가서 붙지 않고, 자꾸 청춘에 가서 붙으려 하는가.
왜 내게는 청.춘.이 단지 푸르른 봄날로 와 닿지 않고, 다른 이미지를 떠 올리게 하는가.

괴로움.
외로움.
그리움.
혀끝으로부터 시작해 발끝까지 휘감는 청춘을 지키는 세가지 마법의 주문.
괴로움.
외로움.
그리움.

이 시는 입술을 움직이며, 혀를 움직이며 읊어야 한다. 
 
영원히 벗어날 수 없어 보이는 삼각형에 사로잡혀,
이 꼭지점에서 저 꼭지점으로 쉼없이 떠도는 
고단한 청춘을 본다  
by maybe | 2007/05/16 22:46 | 최 승 자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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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보클레어 at 2007/05/20 20:21
입술을 움직이며, 혀를 움직이며 읊어보았습니다. '폐광처럼 깊은 흉부'에서부터 울려나오는 청춘의 탄식같은 것이 들리는군요. 최승자 시인의 절망은 시적인 '방법론'으로 치부해버리기엔 마음이라는 탄광의 밑바닥까지 내려가는 진정성, 호소력 같은 게 있어요. 그래서 이 시가, maybe님의 이런 글에 더욱 마음이 먹먹해져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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