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모든 것이 끝났으면
오 모든 것이 끝났으면

                                                                  - 최 승 자 -


담배도 끝나고

커피도 끝나고

술도 끝나고

목숨도 끝나고 시대도 끝나고

오 모든 것이 끝났으면.


아버지 어머니도 끝나고

삼각 관계도 끝나고

과거도 미래도 끝나고

이승도 저승도 끝나고

오 모든 것이 끝났으면.


아-- 영원한 단식만이 있다면.

아-- 영원한 무(無)의 커튼만이 흔들리고 있다면.

(그러나 그보다는 차라리

빨리 나를 죽여주십시오.)

 

 

by maybe | 2007/04/03 23:45 | 최 승 자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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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보클레어 at 2007/04/04 17:17
<끊임없이 나를 찾는 전화벨은 울리고>에서 '늙은 니힐리스트'를 자처한 최승자 시인의 면모와는 한편으로는 대치되는군요. '몇 천년 전부터 다만 헛되이 / 헛되고 헛됨을 다 이루었다고 말하기 위하여'라는 말에는 그것이 지향하는 것이 '허무'일지언정 허무를 향해가는 열정과 에너지, 실존의 목소리가 느껴졌는데 말입니다. 건강한 허무주의가 단지 패배주의로 흐르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Commented by maybe at 2007/04/10 22:22
예전엔 보들레르를 좋아했었죠...
저는 이상하게 최승자 시인에게 끌리더라구요. 시집 많이 사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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